환절기에 황사가 이는 봄이 되니 괜시리 목이 컬컬해 진다.
뜨끈한 국물이 들어가면 목이 환해질것만 같은데...
서울역 대합실을 나오니 밥먹을곳이 마땅하지가 않았다.
할수없이 서부역으로 나와 커다란 케리어 가방을 이끌고
울통불통한 보도블럭 길을 퉁탕거리며 건넜다.
그 덕분에 케리어 뒷바퀴 하나가 망가졌답니다.
서부역 고가다리 건너 사거리로 향하면 생선 시장이 보인다.
높은 빌딩숲 사이로 70년대쯤으로 돌아간듯한 골목길을 끼고 돌아가니
허름해 보이는 오래된 설렁탕집이 자리하고 있었다.
붉은 고추가 먹음직스런 김치를 포기채 덜어 주네요.
숭덩숭덩 납작한 깍뚜기 옆에 포기김치 윗둥지만 잘라 놓았습니다.
김치는 가닥으로 먹어야 더 맛있더군요.
드디어 설렁탕이 나오고... 나온 그자체 그대로인데도 국물속 고기들이 많이 보인다.
지인의 말대로 정말 국물반 고기반 이였다.
상호처럼 대표적인 설렁탕에는 뭐니뭐니 해도 파를 듬뿍 넣어야 알싸한게 맛있지요.
순수 한우사골로 여러 시간 푹 고아낸다는 설렁탕,
우유빛깔의 진한 국물이 깔끔하면서도 담백한게 입에 척척 감긴다.
특히 소고기 특유의 누린내와 잡맛이 전혀 없어 비유 약한 해피송이 넘 신났습니다.
특유의 냄새땜시 설렁탕을 연달아 먹질 못하거든요.
아줌마 깍뚜기 국물이요~ 해피송은 워낙 김치를 좋아해서 요기에 다데기 대신
살짝 깍뚜기 국물을 넣어 먹는답니다.
이마에 송송 땀이 베어 나오네요. 해피송이 설렁탕을 맛있게 먹었다? ㅎㅎㅎ
여행의 피로가 한꺼번에 녹아 내리듯 온몸에 힘이 다 풀려 버렸습니다.
주방도 홀도 그다지 크지 않으며 홀 방안은 옛날 자장면집을 연상케 하는데...
함께한 울 지인님 '내것만 작다고' 농담을 하니 주방 아주머니 껄껄 웃으며 넘칠 정도로
국물을 담아 주신다. 한결같은 맛을 유지하는 비법도 있지만, 몸에 베인 친절함이
있었기에 30년의 단골을 유지 하는가 싶습니다.
여행의 피로는 한잔술? 술안주로 도가니수육을 주문하니 점심에 다 팔려 다시 삶고 있다고...
대충 줄수도 있지만 아니된다는 쥔장님, 한참을 기다려 도가니가 아닌 수육이
나왔는데 먹는데 정신팔려 사진이 없네요.
수육과 설렁탕을 좋아하는 울 옆지기한테 진한 국물을 소개해 준다고
자랑만 늘어 놓았답니다.
길안내: 중림장설렁탕, 02-392-7743
서울시 중구 중림동 468
영업시간: 오전 7시~오후 10시
지하철2호선, 5호선: 충정역하차 50m (삼성아파트건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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