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그락 사그락 바람결에 들려오는 대나무 잎의 흔들림
장대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 어릴적 키재기,
장대끝에 보이는 햇살을 받으며 대나무 밭을 걷고 있습니다.
밭고랑 넘어 저건너 한바퀴 돌고온 대나무 숲이 보입니다.
익산시 금마면 신용리 구룡마을 대나무숲은 전체면적이 50,000㎡에 달한다고 합니다.
대나무 숲이라고 하면 대개들 담양 죽녹원을 생각 합니다.
그곳엔 잘 정돈된 대나무 정원이 있는가 하면,
이곳 구룡마을엔 아직 정비되지 않은 대나무가
자연스레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인공적으로 만들지 않은 대나무 숲,
그 길을 따라 산책을 가 볼까 합니다.
울퉁불퉁 튀아나온 대나무 뿌리들이 마치 살아 움직이는듯
옆으로 옆으로 뻗어가고 있다.
아직 정리되지 않은 죽은 대나무가 널려 있었지만,
넓은 면적이 좋은쉼터와 관광코스로도 손색이 없을것 같았다.
이곳엔 신기한 바위 뜬돌과 우물터가 있었다고 하네요.
예전에 사용했다는 우물터 입니다.
시원한 대나무 그늘아래 우물물 한잔...
엄청 시원 하였겠죠.
키가 큰 대나무 사이로 보라빛 제비꽃이 눈에 띕니다.
그리 햇살도 많이 받지도 못할것 같은데,
아름답게 피워 지나는 이의 발길을 멈추게 하는군요~
아주 큰 참나무가 스러져 생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직 잎이 돋지않았지만 새싹이 트일때쯤
제자리에 서서 위엄을 과시할수 있으면 참 좋겠군요.
겨울에 냉해로 많은 대나무가 고사 하였답니다.
한참을 산책하다보니 대나무 저끝에 하늘이 보이는군요.
이곳에서 부르는 이름은 '뜬돌'
짜는 북모양 같이 생겻다고 해서 이리저리 둘러 보다가
흡사해 보이는 사진을 올려 보았는데 그리 보이시나요.
평소에 윗돌과 밑돌이 맛닿아 있는데, 섣달그믐날 자정이 되면
사이가 떠서 명주실을 양쪽에 잡고 두바위 사이를 지나면
이 없이 통과를 한다고 하네요. 이곳 마을분들의 말씀...
굵기를 측정해 보았어요.
제 손끝이 맛닿지가 않는군요.
이곳 구룡마을엔 돌담이 많습니다.
그리고 시대적 변화의 지붕과 담이 세월의
흐름을 말해주고 있답니다.
대나무 숲길을 빠져나와 동네어귀에 서니
수령 300년쯤 된다는 느티나무가 마을을 지키고 있습니다.
작년 여름 충청도에서 60년에서 100년에 한번 핀다는
조릿 대꽃을 본적이 있습니다.
하늘높은줄 모르고 곧게 뻗은 대나무의 끝자락 사이로
하얀 구름이 지나고 있네요
머위꽃이 멋진 드레스를 활짝 펼치고 방그레 웃고있습니다.
어느새 저녁 시간이 되어가나 봅니다.
옛 정취를 느끼게 하는 흙담 굴뚝은 아니지만
기와 저끝 양철 굴뚝에서 뽀얀 연기가 피어 오릅니다.
나의 키를 덮어버린 대나무숲,
따스한 햇살이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 사이사이로
나의 앞길을 가로 지르고 있습니다.
길안내: 익산시 금마면 신용리, 구룡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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