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햇살아래 마음의 고향집 같은 초가지붕은
언제나 정겹게 닥아온다.
연못에 드리운 그림자는 오후빛을 발하고,
꽃잎은 곧 봉우리를 맺어 예쁜꽃으로 피어날양
고운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가람 이병기선생님의 좌우명은 ‘후회를 하지말고 실행을 하자’는 것이었다.
하얀목련과 빨간동백이 앞 다투어 집앞을 지키고 있었다.
국문학자이며 시조작가로서 우리 고전의 연구에 평생을 바친
이병기선생의 가족이 누대를 살아온 목조초가집이다.
일제 식민지시대에 있어서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옥고를 치루어야 했고,
이른바 '창씨개명'에도 응하지 않았다.
임종국의《친일문학론》에 의하면 가람선생은
일제시대에 쓴 '시와 수필의 어느 한 편에서도 친일문장을
남기지 않은 영광된 얼굴'이라고 하였다.
초가집 담장과 잘 어울리는 탱자나무, 전라북도 기념물 제112호로
가람선생의 조부께서 이곳에 오실때부터 있었다고 하니
수령 약200년은 넘었을것이라 한다.
예전 초등학교가 생각났다.
탱자나무로 둘러진 담, 정문으로 돌아 가기엔 너무멀어 중간에
구멍을 뚫어 그곳으로 드나들던 어릴적 추억이...
저 마루끝에 않아서 노오란 산수유 향을 맡으며
잠시 휴식을 취하고픈 마음이 든다.
곤히 잠들것 같은 어머님 품같은 나무마루,
아마도 요즘 표지판을 새로 칠했나보다.
제 멋대로 흘러내린 페인트가 눈에 거슬린다.
전라북도 익산시 여산면 원수리 가람(嘉藍) 이병기(李秉岐 1891~1968)선생의 생가
전북기념물 제6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이곳은 수우제라고 하는데
ㄱ자형인 고패형으로 된 안채와 ㅣ자형인 사랑채,
고방채와 승운정이라는 모정등 건물로 구성되어있었다.
가람선생의 저서로 '역대시조집' '근간내간선'
'시조의 개설과 창작' '현대시조선총' '가람문선' 등이 있다.
승운정 앞쪽에는 자그마한 연못이 있다.
연못은 안쪽을 자연석을 이용하여 석축을 쌓아 올렸다.
연못을 둘러싼 산수유와 배롱나무가 운치를 자아낸다.
가람 이병기선생은 1891년 이집에서 태어나 1968년 7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어릴적 어머님이 반짝반짝 윤이 나도록 닥아내던 항아리,
나역시 간장항아리를 보살펴 보는데,
역시 장독대엔 포근함이 깃든다.
생가에서 오른쪽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가람 선생의 묘소가 나온다.
길안내: 익산시 여산면 원수리 573
재미있으셨으면 '추천을' 콕 찍어 주세요.
"여행기를 쓰는 힘이" 된답니다.
'국내여행 > 전라남,북도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여름내내 피고지는 연꽃, 백련의 향을 마시다 [회산백련지] (0) | 2010.07.12 |
|---|---|
| 장현주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0) | 2010.07.05 |
| 고풍스런 한옥사이에서 나지막한 여유의 전통문화공간 '예지원' (0) | 2010.04.16 |
| 하늘끝을 찿아 사그락거리는 '대나무숲길'을 걷는다 '구룡마을' (0) | 2010.04.16 |
| 폐역이 되어버린 가장 오래된 역 '춘포역' (0) | 2010.04.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