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양동마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다.
올 여름은 유난히도 소나기가 자주 내린다.
국지성이라서 언제 어느곳에 비가 내릴지 몰라 외출도 난감 할때가 많다.
한달여동안 몸이 많이 아팠기에 물놀이도 못가고, 휴가차 대구에 내려왔다.
오늘도 전국적으로 태풍 주의보가 내리고...
가까운 양동마을에 다녀 오기로 길을 나섰다.
영천에서 포항방향으로 가는 국도를 따라가니 양동마을
이정표를 만날 수 있었다
이른 시각인데도 마을밖 멀리에 마련된 임시주차장에 차를 세워야만 한다고 한다.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가 생각 되었다.
한참을 걸어서 들어 가는데도 마을이 좀체로 들러나지 않는다.
마을의 진입로 쪽은 경사가 급한 산에 시선이 차단되고,
골짜기 밖에서는 마을의 모습이 드러나지 않아 마을 입구에서는
그 규모를 짐작하기가 어렵고, 고가들도 접근해야만 볼 수 있다.
마을 어귀에 도달해서야 코스별로 나눠진 양동마을의 관광을
조금이나마 많이 볼수가 있다는걸 깨달았다.
안동 하회마을처럼 한곳에 모여진 마을이 아니라,
여기저기 떨어져 있는 마을의 배치...
양동마을에서 8Km 떨어진곳도 있어, 자가용이 없음 갈수가 없는곳도 있었다.
일단 이곳 마을부터 돌아 보기로 한다.
정충비각, 이 비각은 조선 인조(仁祖) 10년(1636) 병자호란 때 순절(殉節)한
낙선당(樂善堂) 손종로(孫宗老, 1598∼1636)와 충실한 노(奴) 억부(億夫)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정조(正祖) 7년(1783)에 임금의 명으로 세워졌다.
7, 8월은 연꽃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계절이다.
연밭뒤로 초가집이 더욱 운치를 자아낸다.
양동 민속마을은 조선시대 전통문화와 자연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한국 최대 규모의 마을로, 월성 손씨와 여강 이씨에 의해 형성되었다.
싸리문이 열리고 누군가 반가히 맞아줄것 같은 어릴적 옛 고향같은 집,
2010년 7월 31일 경주 양동마을과 안동 하회마을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 되었다.
아직은 편의시설이 없고 조금만 구멍가게 한곳뿐,
고두밥을 찧어 인절미를 파는곳에서 체험을 해본다.
금방이라도 소나기가 퍼부울양 후덥지근한 무더운 날씨에
구슬땀을 주루룩 흘러 내리고, 인절미 먹으랴, 사진 찍으라~
촛점은 방아찧는 부부에게 맞지않고 뒷사람들에게.....
여러칸의 기와지붕이 각을 세우고 있는 향단 (보물 제412호),
집들의 기본구조는 대개 ㅁ자형이거나 튼ㅁ자형을 이루고 있고
간혹 대문 앞에 행랑채를 둔 예도 있다.
혼합배치 양식으로 ㄱ자형이나 一자형도 있지만 대체로 집의 배치나
구성 따위가 영남지방 가옥이 지니는 특색을 띠고 있다.
심수정은 여강이씨(驪江李氏) 문중에서 세운 것으로 조선 명종 15년(1560)경에
농재(聾齎) 이언괄(李彦适)을 추모하여 조선 명종 13년(1560)년 경에 지어졌다.
농재(聾齎)는 형인 회재(晦齋) 이언적(李彦迪)을 대신하여 벼슬을 마다하고
나이든 어머니를 극진히 모셨다고 한다.
강학당(講學堂)은 여강 이씨(驪江李氏) 문중 서당으로 대사간을 지낸 지족당(知足堂)
이연상(李淵祥) 선생이 학생들을 가르친 곳이다.
양동마을의 자연환경을 살펴보면 마을의 뒷배경이자 주산인 설창산의 문장봉에서
산등성이가 뻗어 내려 네줄기로 갈라진 능선과 골짜기가 물(勿)자형의 지세를 이루고 있는데,
이런 골짜기와 능선마다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을 포함하여 500여년의 전통의 향기를 품은
총 160여호의 고가옥과 초가집들이 우거진 숲과 함께 펼쳐져 있다.
또한 옛 명문대가의 영광스러운 자취와 선조들의 삶이 배어있는 200년 이상된
고가 54호가 보존되어 있어 조선 중기 이후의 다양하고 특색있는
우리나라 전통가옥 구조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이곳 양동마을은 언덕위에서 마을을 내려다 볼수 있는곳이 여러군데가 있었다.
고목 아래 보이는 건너편 집들의 평안함이 전해온다.
자연이 숨쉬는 마을에 색깔도 아름다운 나비들이 눈에 띄었다.
유독 호랑나비가 많아서 한컷 담아 보았다.
월성 손씨와 여강 이씨의 양대문벌로 이어 내려온 동족마을로 경주에서 형산강
줄기를 따라 동북 포항쪽으로 40리 정도 들어간 곳에 자리잡고 있다.
넓은 안강평야에 풍수지리상 재물복이 많은 지형구조를 지니고 있으며
제법 큰 양반 가옥들이 집단을 이루고 있다.
종가일수록 높고 넓은 산등성이 터에 양반들의 법도에 따라 집을 배열하고 있는데,
오랜 역사를 지닌 큰 집들을 잘 보존하고 있다.
* 하촌코스 : 안락정 - 이향정 - 강학당 - 심수정 (20분 소요)
* 물봉골코스 : 무첨당 - 대성헌 - 물봉정상 - 물봉동산 - 영귀정 - 설천정사 (1시간 소요)
* 수졸당코스 : 경산서당 - 육위정 - 내곡동산 - 수졸당 - 양졸정 (30분 소요)
* 내곡코스 : 근암고택 - 상춘헌 - 사호당 - 서백당 - 낙선당 - 창은정사 - 내곡정 (1시간 소요)
* 두곡코스 : 두곡고택 - 영당 - 동호정 (30분 소요)
* 향단코스 : 정충비각 - 향단 - 관가정 - 수운정 (1시간 소요)
가옥안에는 주민들이 살고있어 많은 방문객들이 부담스러운지,
줄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한곳이 많았다.
생활에 방해가 되어서는 안되겠지요.
서백당(중요민속자료 제 23호) 격식을 갖춘 대가옥이다.
월성 손씨의 손소공이 지었으며, 마당엔 오래된 향나무가 기념물로 지정되 보호되고있다.
손씨집안의 종가집인 대청마루에는 많은 종친들을 맞이 할수 있도록,
작은 소반들이 줄비하게 올려져 있었다.
하늘을 향해 아름다움을 뽐내기라도 하는듯,
요염한 자태를 치켜든 한송이 연,
마을 수호신이라도 될듯한 고목 한그루가 마을앞에 떡 버티고 있었다.
다시 차에올라 마을을 벗어나 8Km쯤 가다보면 옥산서원이 보인다.
사적 제154호. 이언적(李彦迪)의 덕행과 학문을 추모하기 위해 1572년(선조 5)
경주부윤 이제민(李齊閔)이 지방 유림의 뜻에 따라 창건했다.
서원 내의 여러 행사 때 사용하는 강당인 구인당(求仁堂), 제기를 보관하는 제기실(祭器室),
유생들이 거처하면서 학문을 닦는 곳인 민구재(敏求齋)·은수재(誾修齋),
유생들의 휴식공간인 무변루(無邊樓), 이언적의 신도비(神道碑)를 모신 신도비각(神道碑閣),
내사전적(內賜典籍)과 이언적의 문집 및 판본을 보관하던 경각(經閣)·판각(板閣) 등이 있다.
구인당의 정면에 걸린 옥산서원의 편액(扁額)은 원래 이산해(李山海)의 글씨였으나,
1839년 불에 타버린 구인당을 새로 지으면서 김정희(金正喜)가 다시 썼다.
옥산서원을 한바퀴 돌아 나오다가 깜짝 놀랐다.
바로 서원 정문 입구옆에서 불판들이 놓여있고, 고기 굽는 냄새와 연기로 가득했다.
계곡으로 이어져 있는 세심대(洗心臺)는 겹겹히 쌓여져 있는 바위 자체가
절경이였고,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마을의 일부인 귀중한 보물인 서원이다.
그런데도 멀리 떨어진곳도 아닌 문화재 담 옆에서 웃통을 벗은 피서객들로 난무 하였고,
화재도 아랑곳 없이 여기저기 불판으로 음식점을 방불케 하였다.
계곡 물줄기로 이어져 있어 더위를 피하는 이들을 말릴수는 없으니 어느 정도 서원과
간격만이래도 두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국보들이 훼손된뒤에 재건하여 무엇 하랴...
옥산서원에서 서북쪽으로 700m 정도 떨어진 곳에는 이언적이 퇴거하여 수도(修道)하던
독락당(獨樂堂)이 있는데 보물 제413호로 지정되어 있다.
독락당은 공사를 하고 있어 안에는 들어가지 못하고,
계곡쪽 담 옆으로만 볼수밖에 없었다.
산새가 우거진 숲속위로 흐르는 물줄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더위를 피해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한국의 세계유산은 석굴암ㆍ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이상 1995),
창덕궁, 수원 화성(1997), 경주역사유적지구, 고창ㆍ화순ㆍ강화 고인돌 유적(이상 2000),
그리고 제주 화산섬과 용암 동굴(2007), 조선왕릉(2009)에 이어 통산 10번째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아직은 마을의 보존상태와 많은 문화재를 간직하고 있고,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때묻지 않은 향토성이 볼거리를 제공한다.
조금 지나면 이곳에도 시설물이 생길것이고, 음식점과 주차요금을 받게 될것이다.
때묻지 않은 지금의 마을이 좋아 오늘 여행길이 참으로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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