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꽃에 더욱 화사한 고택의 봄,
나눔을 실천한 타인능해
운조루
노란 산수유꽃 소식에 조금 이른 봄여행을 시작 하였습니다.
아직 봉오리가 눈인사를 하니 아쉬움은 있지만,
상큼한 남도의 봄바람은 서울과 기온차가 많이 나기도 하였답니다.
맑은 하늘과 햇살이 비치는 오후 점심을 마치고, 구례군 토지면에
위치한 나눔을 실천한 타인능해가 있는 전통가옥
운조루를 방문 하였습니다.
▲ 운조루 앞의 연못
여름철에는 수련이 곱게 피었있던 연못은 네모난 연못 중앙에는 둥근 섬을
만들어 삼신산을 표현해 놓았고, 삼신산은 전설에 나오는 중국의 봉래산, 방장산,
영주산을 말하는데, 우리나라 삼신산은 금강산, 지리산, 한라산을 말한다고 한다.
삼신산과 연못 바깥과는 다리로 연결하여 드나들 수 있으며,
이 연못은 맞은편에 있는 계족산(鷄足山, 오봉산과 삼태봉)의 화기를 막기 위한
풍수지리상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하네요.
▲ 운조루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 남도 이순신길 백의종군로 길로 접어들면 조선시대
양반집의 전형적인 건축양식을 보여주는 건물로 호남지방에서는
보기드문 한옥의 운조루를 만날수 있다.
조선 영조 52년 (1776년)당시 삼수부사와 낙안현감을 지낸 무관 류이주(柳爾胄)가
지은 주택으로 품자형(品字形)의 배치 형식을 보이고 있는 양반가이다.
사대부나 양반들의 집에서는 문의 규모나 모양새가 신분을
상징해 주기도 한다고 하는데, 길게 이어진 행랑채의 지붕보다 높이
솟은 지붕을 이고 있는 대문을 지붕이 높게 솟았다 해서 솟을대문이라고 부른다.
운조루 솟을대문의 홍살문에는 원래 호랑이 뼈를 달아 놓았다고 한다.
뼈를 달아놓는 것은 악귀를 물리치고 집안에 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하기도 하지만,
이 집을 지은 유의주가 무관으로서 호랑이를 때려 잡은 용맹스러움을
알리기 위함이 아닐런지, 그러나 안타깝게도 호랑이 뼈를 도둑맞고
호랑이 뼈 대신 말뼈를 걸어 두었다고 합니다.
▲ 운조루 사랑채와 작은 사랑채
▲ 동행랑채
솟을대문을 중심으로 동행랑채와 서행랑채로 나뉘는데,
이 행랑채에는 운조루의 노복들이 살았다고 해요.
마당에서 본 동행랑채의 모습입니다
▲ 서행랑채
서행랑채의 맨 끝칸 봉창이 있는 이곳은 가빈 터입니다.
조선시대 상류층에서는 집안에 빈소를 설치했는데, 사람이 죽으면 집안 내에
시신을 모셔두는 빈소를 가빈터라고 말하며, 사람이 운명 후 3일이
지나 입관 후 모셨으며, 3개월 동안 안치했다가 출상을 하였다고 하네요.
▲ 타인능해
마당 큰사랑채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어 작은 사랑채의
뒤쪽 안채부터 가 보기로 하였지요.
안채로 들어가는 통로를 겸한 큰 부엌에는 네모난 뒤주와 둥근 나무통의
뒤주를 볼수 있는데, 마개를 돌리면 쌀이 나오도록 되어 있는
지름 1m 정도되는 뒤주 아래 부분의 네모난 마개에는
‘他人能解(타인능해)’라고 적혀있다.
주인과 얼굴이 마주치지 않는 장소에 두어 쌀을 퍼가는 사람의 자존심까지도
배려했던 나눔 실천은 끼니를 거르는 사람이 없도록 배고픈 사람이면
누구든 쌀을 가져갈 수 있게 하였다.
▲ 안채
원래 99칸 집이였다는 이야기가 있는 운조루는 조선 후기 건축
양식을 충실히 따르고 있으며, 완공 당시 78칸이었던
운조루는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일부의 건물은 낡아 없어지고
오늘날에는 60여 칸만이 남아 있다.
안채의 대청 위에 '雲鳥樓((운조루)' 편액이 걸려 있다.
'구름속의 새처럼 숨어 사는집' '구름 위를 노니는 새가 사는 빼어난 집'이라는
뜻으로 구름 운(雲)에 새 조(鳥)를 쓰는 운조루는 ‘구름은 마음대로
산을 넘나들고 새들은 날기에 지쳐 둥지로 돌아가는데 나는 언제나
고향으로 돌아가리’라는 도연명의 시에서
이름을 따온것이라 합니다.
안채의 곳간과 부엌, 그리고 툇마루가 달린 안방,
▲ 굴뚝
댓돌아래 네모난 숨구멍이 굴뚝을 대신 하였다고 하는데,
운조루는 높게 솟은 굴뚝을 볼 수 없다.
밥 짓는 연기조차도 가난한 이웃들에게 보이지 않도록
배려하여 굴뚝을 아주낮게 기단 측면에 만들어 놓았다,
햇빛이 잘 드는 양지바른 앞마당에 장독대가 있습니다.
운조루 창건 때, 집터를 잡고 주춧돌을 세우기 위해 땅을 파는
도중에 어린아이의 머리크기 만한 돌거북이 출토 되었던 곳이 바로 이곳
부엌자리이며, 금귀몰니(金龜沒泥)의 명당을 입증한
돌거북이는 소중하게 운조루의 가보로 전해 내려왔는데, 안타깝게도
지난 1989년에 도난을 당했다고 하는군요.
▲ 우물
안채 동북쪽에 위치한 건물은 조상들의 위패를 모셔놓은 사당이다.
사당은 따로 담장을 둘렀으며, 지붕은 맞배지붕입니다.
▲ 산수유꽃
봄바람은 불지만 아직 옷깃을 여미게 하는 환절기라서
산수유 꽃봉오리가 활짝 피어나지 않았습니다.
얼마 지나지 안아 산수유 축제가 시작된다는데 그때쯤에나
노란 꽃봉오리가 만개할것 같았네요.
운조루라는 택호는 원래 큰 사랑채에서도 두 칸으로 된 누마루를
가르킨 것인데, 이름의 뜻이 좋아 집 전체를 아우르는 택호로
정해 부르게 된 것이라고 해요.
운조루 누마루 아래는 우마차의 나무바퀴가 과거 옛시대로
되돌아 간 듯 하였답니다.
이곳은 최후의 증인, 벙어리 삼룡이, 서편제, 흑수선, 열녀문,
토지등 영화, TV드라마 촬영장소로도 널리 알려진 가옥이라고 해요.
▲ 복수초
운조루 마당 한켠에 피어난 봄전령사 복수초입니다.
이곳은 중요민속자료 제8호, 지방 대지주의 집안, 조선 부유층 집,
대한민국의 전통가옥입니다.
전통가옥의 멋스런 한지의 문살이 눈에 들어 오는 1,000여평의 대지에
건평이 100평이 넘는 집의 건물구성으로 솟을 대문 양 옆으로
일자형의 행랑채(24칸)의 많은 방들로 종부가 시집
올때만 하여도 70여명의 식구가 살았다고 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직접 몸소 실천 한 타인능해 정신 덕에 6ㆍ25전쟁 때도
주민들이 앞장서 이 집만은 태워선 안 된다고 하여 집을 지킬 수 있었다고 합니다.
▲ 작은 사랑채
뒤로는 지리산이 운조루를 감싸고 있고 앞으로는 섬진강이
흘러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명당 터인 ‘금환락지(金環落地)’라
부르는 운조루에 봄소식이 전해지는 매화와 산수유꽃이 설렘을 줍니다.
꽃바람에 달려간 남도여행, 구례 산수유 꽃축제때는
산수유꽃이 노란 물결을 이룰것 같습니다.
여행정보: 운조루
전남 구례군 토지면 운조루길 59 (오미리 103)
문의: 061-781-2644
홈페이지: http://unjoru.com/
입장료: 어른 /1000원, 학생, 군경/ 500원, 12세 어린이이하/ 무료
교통: 서울→천안→논산→전주→남원→구례(하동방면 19번 국도)
*천안논산고속도로이용, 3시간30분정도 소요
(본 포스팅은 구례시 초청 팸투어로 작성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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